◀앵커▶
경북도청 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육교사가 30개월과 17개월 된 남매를 쉴 새 없이 밀치고, 때리는 영상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는데요,
이 학대 정황들은 보육교사의 고성을 들은 주민이 군청 등에 신고해서 알려졌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4월 20일 저녁, 경북도청 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손바닥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강도가 점점 세지더니 급기야 바닥으로 밀쳐 넘어뜨립니다.
얼마 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교사가 놀고 있던 아이에게 다가가더니 쉴 새 없이 팔을 잡고 흔듭니다.
또 다른 날 저녁.
이번에는 아이가 올라서 있는 수납장을 이리저리 흔들다, 밀어버립니다.
아이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입니다.
가해 보육교사는 한 사람이고, 피해를 당한 아이들도 30개월, 17개월 된 남매로, 모두 같습니다.
두 아이를 믿고 맡긴 맞벌이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
"첫째가 올라갔는데, 내려주진 않고, 흔들고 밀고..사각지대에선 애를 때리는 장면도 있었어요. 하..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강도가 점점 세졌거든요."
이 어린이집에는 저녁 6시 이후 보육 원아가 이 남매 둘 뿐이었습니다.
피해 부모는 해당 교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지만, 교사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말합니다.
◀피해 아동 부모▶
"변명만 했어요, 아기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위험한 데 올라가서 내려준 거라고, 머리 쓰다듬은 게 오해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가해 교사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고, 어린이집 원장은 해당 교사의 학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가해 보육교사는) 인정을 안 했어요, 자기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분이 처벌이 가볍게 나온다면, 그때 다시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가해 교사는 지난 3월부터 이 어린이집에서 일해 왔는데, 학대 정황이 일찍 발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웃의 관심 덕분이었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던 한 주민이 창문 너머로 아이를 향해 쏟아내는 보육교사의 막말을 듣고, 지역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알리고, 예천군청에도 신고했습니다.
경북경찰청은 이 어린이집에서 학대가 더 있었는지 CCTV 녹화 영상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