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반적으로 미술이라고 하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회화'를 많이 연상하게 되는데요.
현대 미술로 접어들면서 회화를 토대로 했던 미술이 기술과 만나면서 비디오, 영상, 사진 등 지속해서 영역을 확장해 오고 있습니다.
'회화'가 아닌 영역에서 현대미술의 새로운 매체 실험을 해온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상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흐르는 낙동강 물에 거울이 수직으로 꽂혀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렁이는 물결의 파문이 거울에 반영된 모습을 촬영한 영상으로 박현기 작가의 1979년 작품입니다.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라는 수사가 있는 김구림 작가의 1969년 작품 '1/24초의 의미'.
1960년대 근대화되고 있는 한국의 모습과 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고단함과 권태로움을 여과 없이 날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비디오 아트의 탄생을 알린 백남준 작가의 'TV 튤립'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투기 현상 '튤립 파동'을 주제로 부조리한 파동은 현대사회에도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전시회는 사진, 영상, 뉴미디어 등 미술과 기술 매체의 만남으로 새롭게 확장된 영역의 미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확장하는 눈' '펼쳐진 시간' '경계 없는 세계' 3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습니다.
'확장하는 눈'은 회화가 주는 정적인 느낌을 벗어나 빛과 소리 등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 작품을 표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경계 없는 세계'는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불명확해진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있고, '펼쳐진 시간'은 뉴미디어 예술의 두드러진 특성인 시간에 주목합니다.
◀박보람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
"펼쳐진 시간이라 함은 미디어 작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정지되어 있는 회화와 달리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서 저희가 포착할 수 없는 시간이 이제 작품으로 펼쳐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느낌의 작품들이 많아 관람객들도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노미희 대구시 지산동▶
"미술작품을 보다가 비디오나 이런 실제적인 우리가 일상생활과 접근한 그런 내용들을 보게 되어서, 일상적인 미술 전시와는 또 다른 어떤 신선한 충격? 감격? 이런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회화 아닌'은 1층 전시실에서 오는 10월 9일까지 계속됩니다.
MBC 뉴스 이상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