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인류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10가지 질환을 꼽았는데 그중 3위가 우울증이었습니다. 2030년에는 이 우울증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냈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이 우울증 환자 10명 중 4명은 노인이라고 합니다. 노인 우울증은 왜 생기는지,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김희철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김희철 교수]
우울증과 동반된 질환 중에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게 바로 혈관성 질환입니다. 그래서 특히 노년기에 우울증이 흔하고 노년층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고혈압이나 이런 여러 가지 혈관성 질환도 빈도가 증가하여 있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게 관상동맥 질환이라든지 그다음에 더 나아가서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이런 위험성이 증가하겠고.
또 반대로, 그 역으로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뇌혈관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은 거꾸로 우울증의 빈도가 또 증가하는, 그러니까 뇌혈관 질환과 우울증은 서로 간에 연관성이 있는, 서로 간에 영향을 주는 그런 관계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뇌혈관 질환은 뭐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 뇌혈관 질환을 앓게 되면 뇌혈관 질환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마비 증상이 생긴다든지 이런 문제가 생기죠. 그것 때문에 이차적으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심리적인 여러 가지 반응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고.
또 하나는 뇌혈관 질환 그 자체로 인해서 우리가 감정을 조절하는 뇌 기관의 장애를 입기 때문에 그 자체가 우울증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거는 뇌혈관 질환에서 우울증이 왜 중요하냐, 우울증이 있으면 뇌혈관 질환이 회복되는데도 상당히 더디게 되고 느리게 되기 때문에 우울증을 잘 치료하면은 뇌혈관 질환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또 어떤 경우는 단순하게 우울증과 뇌혈관 질환이 우연히 이렇게 공존하는 그런 상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요인들이 이 뇌혈관 질환과 우울과의 관련성을 맺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우리가 혈관성 우울증이라는 개념이, 최근에 이런 개념이 얘기가 되고 있는데, 이거는 뭐냐 하면 노년기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이나 여러 가지 뇌혈관 장애로 인해서 이것이 뇌에 영향을 줘서 이로 인해서 생긴 우울증을 우리가 혈관성 우울증이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여기 보시다시피 노화라든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으로 인해서 뇌 모세 혈관이 막혀서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 이걸 우리가 혈관성 우울증이라고 하고, 이런 경우에는 일반적인 우울증하고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서 생긴 우울증보다는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약을 쓰게 되면 약물 부작용의 위험성도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동훈 MC]
심리적 우울증과 뇌혈관 우울증, 이거 구분은 쉽습니까?
[김희철 교수]
실제로 나타난 증상은 조금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그렇지만 혈관성 우울증에서는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는 게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보면 어느 정도 구분은 할 수는 있습니다.
[이동훈 MC]
지금 화면에 나와 있는 이 사진은 그럼 어떤 상태인가요?
[김희철 교수]
이거는 좌측이 우리가 정상인들의 일반적인 뇌 MRI 사진이고, 우측이 뇌 혈관성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의 MRI 사진인데, 언뜻 보시면 조금 차이가 나은 것이, 오른쪽에는 중간중간에 하얀 점 같은 것들이 많이 좀 보입니다. 이 점 같은 것이 뭐냐 하면 뇌 안의 미세 혈관들이 혈액 순환이 잘 안 되어서 뇌혈관이 막혀서, 소위 말해서 아주 미세한 허혈성 변화가 일어나면 이렇게 뇌 사진상에 하얗게 이렇게 점들로 이렇게 보이게 되거든요?
[김혜숙 MC]
공간에도 좀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요?
[김희철 교수]
전체적으로 조금 뇌의 크기라든지 이런 것도 조금 차이가 있어 보이죠. 좌측 정상보다는 뇌가 조금 쪼그라들어 있고 겉에 이렇게 시커멓게 보이는, 검게 보이는 부분, 이걸 우리가 뇌척수액에 쌓여 있는 부분인데 이게 넓어져 있습니다.
이게 왜냐하면 뇌가 쪼그라들기 때문에. 그러니까 혈관성 우울증을 앓게 되면은 전체적으로 뇌의 변화가 정상보다는 조금 더 많이 일어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동훈 MC]
가장 눈에 띄는 부위가 검정색, 가운데에 있는 검정색 부위가 줄어들었거든요,
상단 부위에? 그거는 어떤 변화인가요?
[김희철 교수]
검정색 이 부위는 우리가 소위 뇌실이라고 하는 겁니다. 뇌실, 우리가 정상적으로 뇌 안에는 뇌척수액이라고 하는 물이 여기에 고여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만들어져서 순환이 되고 있는데 뇌가 이렇게 나이가 들거나 여러 가지 뇌 혈관성 질환이 생기게 되면 뇌의 부피가 줄어들게 되니까 쪼그라듭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이 검은 부분, 뇌실이 커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좌측의 정상 노인에게서도 좀 뇌실이 약간 커져 보이는데 이거는 나이가 들면서 어느 정도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그런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고, 혈관성 우울증 증상과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바로 앞에 말씀드린 하얀색 이런 뇌혈관 병변이 많이 나타난다는 게 그 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혈관성 우울증의 몇 가지 임상적인 특징, 앞에서 심리적인 우울증하고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이렇게 질문을 하셨는데 이 혈관성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은 대개 가족력이 좀 드뭅니다.
보통 우울증은 가족력을 어느 정도 타고 난다고 이렇게 알려져 있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족력이 흔하지 않고, 그다음에 정신운동성 지연이라고 해서 매사 행동이 느려지고 사고 체계도 느려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진다든지 이런 변화들이 나타나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병식이라고 해서 자기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초조함이나 죄책감 이런 것도 적게 나타나죠.
그런데 심리적인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은 오히려 막 불안, 우울하니까 자기가 더 우울하다고 자꾸 더 호소를 많이 하는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데, 혈관성 우울증에서는 그런 것들이 오히려 좀 적게 나타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뇌 여러 가지 기능 장애가 나타나고, 특히 뇌 앞쪽 부위인 전두엽 기능에 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전두엽 기능이라는 것은 우리 뇌 전체를 총괄하는 하나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CEO 역할을 하는 부위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기억력이나 집중력이나 여러 가지 판단 능력, 이런 것들을 관여하는데 이것이 떨어지니까 그런 것들이 저하되겠죠.
그래서 결국은 이런 것들이 쌓이고 하면 결국 여러 가지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가 있는데 이 경우는 치매에 이를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다양한 기억력, 집중력, 그다음에 시공간 감각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약간씩의 장애를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