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열했던 총선이 끝났습니다만, 이제는 각 정당과 후보가 내건 현수막 처리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만 전국에서 250만 장의 현수막이 내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수막을 단 사람이 떼야 하지만, 정당이나 후보 측도 어디에 얼마나 달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현수막 관련 민원도 폭주하다 보니 지자체가 인력과 돈을 들여 치우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에 천 무더기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이번 총선 때 거리에 내걸렸던 현수막입니다.
선거 바로 다음 날부터 구청 직원들이 거리를 돌며 떼온 겁니다.
원래 현수막을 단 정당이나 후보자가 수거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본인들도 어디에 얼마나 걸었는지 제대로 몰라 철거는 늦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치워달라는 민원은 구청으로 쏟아집니다.
◀지자체 관계자 ▶
"아침부터 전화 옵니다 주민들이. 당에 또 일일이 전화해서 '어떤 위치 (현수막) 떼라' 이런 행정 비효율보다는 그냥 저희가 조금 고생하더라도···"
철거한 현수막은 소각장으로 보냅니다.
폐현수막을 가방이나 우산 등으로 재활용하는 정부 지원이 있지만 선거 때 쓰인 현수막은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김현태 수성구청 도시디자인과 주무관▶
"후보자들 얼굴이라든지 정당명이 명시가 돼 있다 보니까 재활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인건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선거 현수막을 뗀 자리에는 또 다른 선거 현수막이 걸리기 일쑤입니다.
당선자는 당선됐다고 낙선자는 낙선됐다고 현수막을 겁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다음 날부터 13일 동안 답례 현수막을 걸 수 있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전국에서 버려지는 현수막만 천500톤 안팎, 250만 장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폴리에스터나 플라스틱 합성수지로 만들어지는 현수막은 땅에 묻어도 잘 썩지 않고 소각하면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됩니다.
미디어 발달과 방송 토론 확대로 대규모 현장 선거 유세는 사라졌지만, 사방팔방 내걸리는 현수막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