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경북 예천군 농공단지 마스크 공장에서 큰 화재가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현직 경찰 간부가 아버지 명의로 직접 운영하던 공장에 불을 지르라고 사주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화재 보험금을 챙기기 위한 방화였는데, 경찰관이 가져간 보험금만 9억 원이 넘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예천군 보문면 농공단지의 한 마스크 제조공장에 불이 난 건 지난 2022년 12월.
한밤중 시작된 불은 850제곱미터 규모의 샌드위치 패널 건물 전체로 삽시간에 번졌고, 마스크 제조 설비 5대 등 소방서 추산 4억 9천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마스크 공장이 있었던 부지입니다.
지금은 모두 철거돼 흔적도 없습니다.
하마터면 농공단지 인근 사업장들까지 모두 태울 뻔했던 큰 화재.
당시에는 화재 원인을 찾지 못했는데, 2년이 지나 누군가의 의도적인 방화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023년 제보를 받은 경북경찰청이 실제 불을 지른 남성 2명을 붙잡아 자백을 받아냈는데, 이들에게 방화를 지시한 건 영주경찰서 소속의 40대 초반 A 경위였습니다.
경찰은 아버지 명의의 공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A 경위가, 화재보험금을 노리고 방화를 사주한 것으로 봤습니다.
A 경위는 보험사로부터 9억 1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화재 당시 목격자▶
"(방화였는지) 모르죠, 몰랐죠. 그때 당시(불났을 때)에 경찰(A 경위)에게 전화했는데, 근무 중이라 하더라고."
코로나 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있었던 지난 2020년, A 경위는 약 1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차렸지만 2년 만에 마스크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자, 평소 알고 지내던 마스크 유통업자 등과 공모해 보험사기를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공범들도 방화 대가로 약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경위와 공범 3명 중 2명을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경북경찰청은 현재 직위 해제된 A경위에 대해선 별도의 징계 절차도 밟을 계획입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CG 도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