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공형 계절 근로'는 농민이 아닌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서 농가에 하루 단위로 보내주는 사업입니다.
인력 관리 부담도 없고 인건비도 적게 들어 농가의 만족도는 높지만, 사업 운영 과정에 발생하는 손실을 어떻게 할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1년간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서성원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경북 김천의 한 농장에서 포도 수확과 포장 작업이 한창입니다.
공공형 계절 근로 사업을 통해 라오스에서 온 근로자들이 일손의 대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고용은 농협이 맡아줘서, 일손이 필요할 때만 쓸 수 있다 보니 인력 관리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이전보다 인건비 지출도 줄었습니다.
◀여종민 00 영농조합법인 이사▶
"8명을 쓰게 되면 2만 원씩 계산해도 하루에 16만 원씩이잖아요. 한 달 30일 다 쓴다고 하면 400~500만 원 도움이 되죠."
급여는 나가는데 비가 오거나 인력 수요가 줄어 쉬는 인력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손실로 농협과 지자체가 고민에 빠진 다른 곳과는 분위기도 사뭇 다릅니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해원 농협중앙회 김천시지부 과장▶
"최대 관건은 근로자들을 데려온 만큼 최대한 가동률을 높이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가동률이 높아야지 농가 이용료를 받아서 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게끔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 수요를 예측해 4월에는 80명, 농번기인 5~6월에는 100명, 8월 말부터는 50명이 되도록 외국인 근로자 입출국 일자를 조정했습니다.
농한기에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미리 찾아 쉬는 인력을 최소화했고, 가까운 시군과의 인력 교류도 했습니다.
원스톱 예약 서비스에다, 일당을 농한기 9만 원 농번기에는 11만 원으로 유연성을 발휘해 농협의 인건비 손실을 줄이면서도 농가의 불만은 최소화해 이용률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습니다.
◀유주희 김천시 농촌인력지원팀장▶
"(2023년에는) 약 9천만 원 정도의 (운영) 손실이 있었는데 2024년에는 같은 개월 수로 해서 마이너스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좀 플러스가 됐습니다."
일터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학 기숙사를 빌려 숙소로 사용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끌어올렸습니다.
◀사파섯 우동삭 라오스 근로자 통역 담당▶
"2023년보다 출퇴근 거리가 가깝고 내부 시설이 깨끗합니다. 학교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서 직원들 만족도가 큽니다."
대학의 협조를 받아 기숙사를 새로 지을 계획도 세워두고 있습니다.
◀유주희 김천시 농촌인력지원팀장▶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 별도로 농식품부 농업 근로자 기숙사 건립 사업에 선정이 되어서 국비를 확보했고 지역 소멸 기금까지 같이 해서···"
농협이나 지자체, 외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인 국민연금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유주희 김천시 농촌인력지원팀장▶
"저희 같은 경우 1억 1천만 원의 예산을 국비로 받았는데요. 대부분이 국민연금에 대한 부담금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개정이 얼른 제도에 맞게 따라와서···"
농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공공형 계절 근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라도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고민과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