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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아닌 집에서"···경북 의성군 의료·돌봄 현장 가보니

◀앵커▶
2026년 3월부터 돌봄 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전국적으로 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이 시작됩니다.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과 시설에 갇히지 않고 자택에서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건데요.

경북에서는 의성군이 유일하게 시범 사업지로 선정돼 지난 1년 반 동안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노부부가 사는 시골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보건소에서 온 의료진입니다.

방 안에 들어가 거동이 어려워 누워있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침을 놓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보건소가 방문 진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환자뿐만 아니라 마땅한 병원이 없는 농촌에서 홀로 간병해야 하는 가족 입장에서도 적잖은 도움이 됩니다.

◀환자 가족▶
"(환자가) 좀 성질을 낸다거나 어떨 때는 한도 끝도 없이 잠을 자거나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해주시면 저희로서는 도움이 많이 돼요. 일단은 마음에 위로가 되니까 침이라도 한 달에 한 번씩 해서 선생님도 뵙게 되고."

홀몸 어르신이 사는 집에 '마을 돌보미'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이웃 주민이 방문합니다.

◀마을 돌보미▶
"노래교실도 열심히 하시고 아셨죠? 결석하지 마시고."

말동무부터, 대신 장을 보거나 식사를 챙겨드리는 것도 마을 돌보미의 일입니다.

◀김연희 마을 돌보미▶
"제가 가서 한 번씩 웃기고 청소도 후딱 해주고 또 '할머니, 먹고 싶은 거 없어요?' 하면 '뭐 있다' 하면 마트에 가서 퍼뜩 사드리고 이러니까 할머니들이 참 좋아하십니다. 힘들어도 어머니 같아요. 어머니 같아."

어르신에겐 홀로 사는 쓸쓸함을 덜어주려는 다정한 마음이 무엇보다도 고맙습니다.

◀강말수(94)▶
"나 혼자 고독하게 사는 데 자주 와서 돌봐주니 참 고맙죠. 그 재미로 삽니다. 이리 오래 살아도 잘 살고 있습니다."

방문 진료와 마을 돌보미 서비스는 의성군이 재작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시작됐습니다.

75살 이상 어르신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그동안 파편적으로 제공했던 각종 복지 정책을 통합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건데, 특히 미용이나 반찬 배달 같은 생활밀착형 사업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김숙자 미용사▶
"(이발)하고 나서 깔끔한 모습 보면 저희 개운하고 어르신들도 좋아하시고 어떨 때는 어르신들이 농사지은 무도 한 개 챙겨주고 하는 정이, 서로 자식같이 부모같이"

경북 의성군은 2024년,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전자바우처 카드도 도입하는 등 내년 3월, 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의 전국 시행을 위한 표준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올해 의성군에서 한 시범 사업 결과가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데 좋은 표준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당장 내년부터 의료·돌봄 통합지원이 시작되지만 전국적인 시행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지원 사업의 근거가 되는 돌봄 통합지원법은 지방정부 중심의 돌봄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폭적인 예산 확대와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사업 운영이 개별 지자체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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