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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금호강 난개발 갈등


◀앵커▶
금호강 둔치 개발을 두고 환경단체와 지자체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구청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편의시설을 조성한다는 입장인데, 환경단체는 금호강에 살는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다 망가질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이 문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양관희 기자, 지난번에는 수성구청의 산책로 조성 사업으로 시끄러웠는데, 이번에는 북구청이라고요?

◀기자▶
지난 7월엔 수성구청이 고모동에서 매호동까지 금호강 둔치 4.3km에 산책길을 조성하려다 환경단체의 강한 비판을 받고 사업을 대폭 축소했었는데요.

이번에는 북구청이 와룡대교와 금호대교 사이 금호강 둔치 10만여㎡에 파크골프장과 야구장을 짓는 게 문제가 됐습니다.

예산 25억 원이 투입돼 2024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달 말쯤 공사가 시작됐데, 사업을 철회하라는 환경단체 반발이 거셉니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 공동대책위원회, 박호석 대표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호석 대표▶
"151종이나 되는 야생생물이 금호강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 수달과 삵과 흰목물떼새 같은 이들 법정보호종 야생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이른 것은 그들의 서식처가 살아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강을 개발한다는 것은 이들의 서식처를 빼앗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이들은 금호강에서 더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앵커▶
금호강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 종류만 151종이나 되는군요?


◀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최근 3개월간 금호강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151종의 야생 생물이 금호강에 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수달과 고니, 흰목물떼새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9종과 원앙 같은 천연기념물까지 모두 12종의 법정보호종도 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곳과 그 주변은 철새도래지이기도 한데요. 

환경단체는 이미 공사로 일대 강변에 수풀이 다 뽑혀 나가고 민둥 땅만 남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진행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철새도래지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환경단체는 생물을 보호해야 할 환경부가 무분별하게 하천점용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북구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북구청은 최근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한 만큼, 구민들에게 필요한 생활체육시설이고 하천변을 제외하면 이런 넒은 부지를 마련하기 어려워서 사실상 대안도 없다고 사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이런 하천변 개발이 장기적으로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거라고 했고요.

환경단체의 우려에 대해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면서, 야생동물들이 지낼 수 있는 완충지역을 조성하고, 원래 있는 버드나무 군락지도 그대로 두는 등 생태계 훼손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책로 등 최소한의 시설만 설치 가능한 '복원지구'로 지정돼 있던 금호강 일부 구간들이 2020년말 개발이 가능한 '친수구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비롯해 각 구·군에서도 이른바 '수변도시'를 내건 개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금호강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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