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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R]코로나도 못 막은 열정.."어르신 집에서 한글교육"

◀ANC▶
글을 모르는 농촌 어르신에게 찾아가
한글을 가르치는 '한글 배달 교실'이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1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어르신들이 자신의 집을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마을회관 대신
교실로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김서현 기자의 보돕니다.
◀END▶


◀ANC▶
◀SYN▶
한글 교사: "무자에 받침 ㄱ이 들어가면?"
어르신 학생: "묵이 되고"
한글 교사: "무욱, 묵. 그죠?"

한글 배달 교실 3학년 84살 박인출 씨는
오늘을 벌써 일 년째 기다렸습니다.

찾아가는 한글 배달 교실을 통해
한글을 깨치는 맛을 한참 알아가던 찰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업이 중단됐고
이제서야 재개됐기 때문입니다.

◀INT▶ 박인출(84) 학생/ 한글 배달 교실
"우리 혼자 (집에) 들어앉아 시간 보내는 게
얼마나 지루했는지 몰라요. (선생님) 만나니까 시간도 잘 가고 책을 들여다보니 사는 것 같아"

교실은 여전히 휴관 중인 마을회관 대신
어르신 자택으로 자리를 옮겼고,
학생은 방역지침에 맞춰 세 명으로 줄었습니다.

(S/U)"코로나 이전 17명이 수업을 듣던 마을
경로당은 방역을 위해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학생들은 본인 집에서 3명씩 모여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어르신 학생들,
간만에 재개된 수업이 그저 반갑습니다.

◀INT▶권금영(83) 학생/ 한글 배달 교실
"시골에서 사는데 엄마 혼자 계시니까
같이 일 도우느라 아무도 글을 못 배웠어요.
그래도 (글을 배우니) 제 이름은 쓰고,
은행에 가면 그러니까 좋지 뭐."

문해 교사들이 집집마다 방문하고,
전화로 숙제를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게 된 건 글을 배우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INT▶김장숙 교사/ 한글 배달 교실
"누가 이 세상에서 나를 이렇게 좋아하면서
기뻐하면서 맞이해 줄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니까 너무 보람되었어요"

◀INT▶백경엽 주무관/안동시 평생학습원
"작년에 전면 취소가 되면서
또 언제 다시 시작하느냐는
그런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정해진 수업 시간을 나눠서 하는 만큼
수업의 효과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안동시는 올해부터 15개 교실 중 8개 교실에서
초등학교 학력 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입학생 142명이 전체 3년, 총 720시간을
이수하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됩니다.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한글을 향한 어르신들의 열망이
교실의 문을 다시 열어젖혔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취재 임유주)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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