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 종교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고국을 탈출해 다른 나라를 떠도는 이들을 난민이라고 하죠.
우리나라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주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남]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어 구걸하듯 살 수밖에 없다보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
정치적인 이유로 아프리카를 떠나 7년째 대구에 사는 이 가족은 아직 공식적인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업 허가를 받지 못해 몰래 일하거나, 이마저도 어려우면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난민 재신청자(2020년 10월 1일 방송)
"계속 "도와주세요" 하고 있어요. 아니면 우리도 마음이 아파요. "도와주세요" 계속하니까 마음이 계속 아파요. 우울하고 힘들어요. 스트레스도 받고"
난민 신청자가 취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일하려는 사업주의 법인등록증과 근로계약서를 미리 제출해야 합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일자리를 얻기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난민 심사에서 떨어졌다가 다시 신청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길조차 막혀 있습니다.
난민 재신청자 6명은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낸 취업 허가 신청서가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소송입니다.
◀인터뷰▶강수영 변호사
"난민 재신청자 같은 경우에도 난민법에 명확하게 6개월 이후에는 취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관리법 규정만을 근거로 해서 체류 자격이 없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난민 신청자는 지난 1994년부터 올해 5월까지 10만 명이 넘습니다.
40% 정도의 심사가 끝난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천백 명 정도로, 신청자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기준으로 삼는, 심사가 끝난 이들을 대상으로 해도 3%에 미치지 못하고, 난민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일단 국내에 있을 수도 있는 '인도적 체류자'를 더해도 10%를 겨우 넘기는 수준입니다.
◀인터뷰▶최선희 /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난민 인정에 대해서는 엄밀한 심사를 거쳐서 진행하더라도 적어도 일을 해야지 가족을 먹여 살리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 1992년에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 난민협약국의 난민 인정률은 평균 38%로,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양관흽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