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

R]태풍 미탁..유례 없는 상처와 교훈

◀ANC▶ 올 한해 가장 영향이 컸던 자연재해를 꼽으라면 단연 태풍 '미탁'일 겁니다.

전형적인 비 태풍으로 시간당 강우량은 역대 최악의 비 태풍인 루사보다 많았습니다.

동해안 지역에 유례 없는 피해를 입힌 태풍 미탁은 곳곳에 깊은 상처와 함께 피할 수 있는 인재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남겼습니다.

한기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개천절 휴일인 지난 10월 3일 새벽.

구조대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SYN▶ "대피하세요"

이틀간 최고 555밀리미터의 물폭탄이 쏟아진 뒤 남은 건 폐허 그 자체였습니다.

잠기고..

찢기고..

두 동강 나고..

한밤중 무너진 토사에 깔리거나 불어난 물에 휩쓸려 경북에서만 9명이 숨졌습니다.

◀ I N T ▶ 포항시 기북면 주민 "여기 올라 오니까 아줌마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살려달라고, 미처 빨리 피하시지도 못하고 연세가 많다보니까.."

도로와 제방, 교량 등 경북지역의 공식 피해액은 울진 541억 원, 영덕 298억 원 등 천 백 18억 원.

곳곳에서 이재민이 발생하고 도로가 끊겨 며칠씩 고립된 마을이 속출했습니다.

◀INT▶ 황무석/ 울진군 기성면 방율리 "아무것도 없어요. 내 몸만 살아 나온게 다지 뭐. 쌀 한 바가지 가지고 (나왔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울진과 영덕, 경주는 6천 4백억 원의 복구비가 확정됐지만, 피해가 워낙 심해 내년에야 복구가 끝날 전망입니다.

태풍 미탁 피해는 기록적인 폭우가 원인이지만,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예고된 인재도 드러났습니다.

가파른 절개지 위에 들어선 펜션으로 아래 지반이 쓸려내려가 주유소 사무실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INT▶ 이태우/ 주유소 대표 "일반 사람도 그냥 봐도 분명히 위험하다고 다 느끼는데, 계속 건축허가를 내 주는 겁니다. 결국 피해 입는 우리는 억울해 죽겠습니다."

골프장을 지으면서 배수로를 마을쪽으로 내 동네가 온통 쑥대밭이 됐는가 하면,

동해중부선 철도 공사장 곳곳에서는 철길둑과 쌓아둔 토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 미탁은 곳곳에 깊은 상처와 함께 피할 수 있는 인재는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남겼습니다.

MBC NEWS 한기민입니다.
한기민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