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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대구시장, 누가 될까?




권영진 시장의 3선? 아니면 새로운 다크호스? 홍준표는 출마하나?

역대 이렇게 많은 네거티브, 후보는 물론 후보 가족들의 사생활이 이렇게 선거판에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대선은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돕니다. 하지만 정권쟁탈전에 가까운 이전투구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민주-국힘 두 거대정당으로서는 당의 명운을 건 모양샙니다.

그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인데요, 대선에 가려서, 또 대선 이후 달라질 정국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라는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으로서는 대구시장 선거가 대선 못지않은, 어쩌면 대선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흘러온 대구시장 선거, 방송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단출해진 대구시장 후보군
선거를 앞둔 명절 연휴는 보통 해당 선거에 있어서 거대한(?) 분수령입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시장 출마 예상자를 추려 봤더니 달랑(?) 8명에 불과했습니다. 민주당에서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임대윤 전 최고위원, 김동식 시의원 3명, 그리고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당 위원장, 이렇게 4명으로 비국힘 계열에서는 적지 않게 나온다는데, 국민의힘에서 자천타천 거론되던 꽤 많던 후보도 네 명이 전부였습니다.

재선 현직 시장으로서 3선에 도전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그리고 재선의 류성걸 국회의원, 이상길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정상환 변호사 이렇게 네 명인데, 그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온 곽상도 의원은 아들 퇴직금 50억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빠졌고 그 빈자리를 차고 올라온 김재원 최고위원은 홍준표 의원 대구시장 출마설이 돌자 ‘오비이락’ 격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접고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로 급선회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중남구 보궐선거 무공천 방침을 밝힌 만큼 김재원 최고위원의 행보는 다시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활발하게 사람들을 만나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지난해(2021년) 연말부터 갑자기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몇차례 전화에도 콜백이 없었고 문자 메시지조차 답이 없었습니다. ‘홍준표 의원 출마하면 된다고 보면 된다’, ‘대선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다 허수다‘ 라는 말들이 실감이 날 정돕니다.

거론만 된 후보들
사실 그간 거론된 잠재 후보들은 그 외에도 더 있습니다. 잔잔한(?) 선수 제외하고도 달서구 윤재옥 의원, 서구 김상훈 의원, 수성구 주호영 의원 등인데요, 윤재옥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 이야기를 국민의힘 중앙의 실력자(?)나 대구 국회의원들에게만 한 것인지 의중을 파악할 길이 없었습니다.

전화에, 문자메시지에, 몇 번 전화하고 메시지 남겨도 답이 없더군요.

주호영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이야기는 윤석열 후보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한때 제법 그럴싸하게 나왔지만 ‘대선 이후’라는 입장만 보였다는 전언 이후 역시 이름이 빠집니다.

김상훈 의원은 가장 최근까지 거론이 됐는데, 사실 그간 대구시장 차기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입니다. 대구시 경제국장을 거쳐 국회의원을 하면서 ‘임팩트(?)는 약하지만 개중 제일 낫다’ 는 평을 받아 왔죠.

하지만 집중견제(?)를 받게 되는데요.

곽상도 의원은 김상훈 의원의 대구 모 고등학교 선배입니다. 사퇴하기 전 일입니다만 곽 의원은 그간 강력하게 대구시장 출마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김상훈 의원에게도 도와달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심성이 모질지 못한(?) 김 의원은 도와 드리겠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2021년) 초 권영진 대구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권 시장이 시장으로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재선으로 끝내야겠다는 요지의 말을 하자, 김 의원은 그런 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 마지노선 쯤에서 할 말이지 지금 할 말이 아니라는 요지로 권 시장을 위로했다고 합니다.

김상훈 의원은 몇 차례 권 시장과의 만남에서 위로와 격려를 했고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권 시장과의 관계 때문에 차마 ‘내가 출마하겠다’는 말을 못 할 지경까지 간 듯 합니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홍준표의 대항마로 김상훈 의원을 거론하지만 김 의원은 ‘국회에서 중책을 맡고 싶다, 더는 대구시장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권영진 시장의 추락?
8년 전 지방선거 때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대구시장 예비후보 경선을 제대로 벌였습니다. 당시 예비후보는 기호순으로 조원진, 서상기, 이재만, 권영진, 주성영 등 5명이었지만 주성영 당시 예비후보는 시당 내 분위기가 서상기 쪽으로 쏠리자 서상기 지지를 선언하면서 후보를 사퇴하는데요.

당시만 해도 권영진 예비후보는 대구·경북 출신이라지만 서울에서 주로 활동해 온 경력 때문에 인지도가 네 명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대구시장 예비후보 TV토론을 하면서 ‘말 잘한다’ ‘제일 젊다’ ‘생각이 다르다’ 는 인식을 주면서 TV토론 한번 할 때마다 한 순위씩 올라갔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당심은 서상기였지만 여론은 권영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후보를 결정하는 당 대회 열리기 전,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1위는 여전히 서상기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예정에도 없던 현장 연설을 하면서 뒤바뀌기 시작했고 권영진 당시 예비후보는 극적으로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됩니다. 당시 권영진 시장의 상승세는 지금으로 치면 당대표 경선 때 이준석이나 대통령 후보 경선을 벌일 때 홍준표 의원 같았습니다.

TV토론과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율을 높이면서 대구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권영진 대구시장은 8년이 지난 지금은 그 반대가 돼 버린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선의 현직 시장 지지율이 국힘의 반도 안 나오는데···.’ 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니까 굳이 구체적인 여론조사까지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누가 되나?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이재명 또는 심상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민주당이나 정의당에서 대구시장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30% 가까이 가는 것을 보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30%만 갖고는 누구든 당선되긴 힘들겠지만 만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국민의힘은 극심한 혼란에 직면할 수도 있을 거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지방선거로 이어질 겁니다. 물론 그 반대로 ‘보수 결집’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국민의힘 출마 예상자들 입장에서 보면 사정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대로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것인데 국힘 지지율의 반에 미치지 못하는 현직 시장에게 공천을 주기 쉽지 않을 겁니다. 또 ‘3번째 공천’이라는 부담감도 크겠죠.

국회의원 절대다수가 민주당인 만큼 국힘은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당이 존재하는 한 지방선거에서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이기려고 들 겁니다. 현재로서는 누구! 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죠.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고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현재로는.

이 가능성을 빼고 이야기하자면 누가 가장 인지도가 높은가? 어떤 상승세를 타고 있는가?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리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선거 공학적인 요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구를 누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인가? 라는 것입니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의 말마따나 대구는 이제 더 망할 곳도 없고 더 망해서도 안됩니다. 이를 무시하고 여태 해오던 것처럼 ‘그들만의 리그’에서 모두 정하던 방식은 더 이상 안 먹힐 겁니다. 설사 이번 지방선거까지 먹힌다고 해도 보수냐 진보냐, 또는 민주냐 국힘이냐에 관심 없지만 사람보고 지지하는 2030, 그리고 40들이 3040, 그리고 50이 되면 '대구는 작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말은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요?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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