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경북 상황을 보셨습니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높은 대신 전파속도는 빠르지 않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불과 2년 남짓한 기간에 처음 발생한 경기도에서 강원도 전역을 휩쓸고 충북까지 빠른 속도로 번졌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과 방역정책 방향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어서 도건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건협 기자▶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한 건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의 돼지농장입니다.
한 달 만에 민통선 안쪽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자 정부는 긴급 방역 대책을 내놨습니다.
발생지역 주변과 남쪽으로 3중의 울타리로 방어선을 치고 멧돼지 밀도를 줄인다며 엽사들을 동원해 총기 포획에 나섰지만, 바이러스는 울타리를 넘어 남쪽으로 계속 퍼져나갔습니다.
그 사이 울타리는 경북 북부까지 내려왔습니다.
불과 2년 4개월만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자연 상태의 전파속도는 빠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인터뷰▶ 환경부 관계자(음성 변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전파 속도 그러니까 저희는 비공식적으로는 월 3km라고 보거든요. 인간의 인위적인 속도까지 같이 합쳐지면 3km가 넘거든요."
환경부는 바이러스 확산에 사람의 활동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밀렵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멧돼지가 밀집해 있으면 전파 속도가 빨라진다며, 총기를 동원한 대규모 포획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지수/환경부 ASF 팀장
"총기포획이나 포획 도구를 이용해서 사전에 멧돼지 개체 수를 줄여놓지 않으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야생 멧돼지 ASF 바이러스가 확산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신 발생지역 10km 이내에는 총기포획을 금지하고 소독을 철저히 해서 인위적인 전파 요인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멧돼지 서식지를 교란하는 총기 포획과 대규모 인원 동원이 확산 속도를 올린 주범이라며 덫이나 포획 틀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조영석/대구대 과학교육학부 교수
"지금의 관리 정책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 실패를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뭔가 급하니까 빨리빨리 끝내자는 거거든요. 멧돼지 다 잡아 없애면 되겠다는 그런 생각들 그리고 펜스 치면 갇히겠지라는 그런 생각들"
반면 멧돼지 개체 수를 빨리 줄이기 위해 수렵 방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양돈장의 차단 방역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조호성/전북대 수의학과 교수
"ASF(아프리카돼지열병)는 직접 접촉이 아니면 절대 전파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바깥에 오염되어 있던 어떤 것들이 들어오더라도 농장 들어와서 돼지와 접촉되기 전까지 이것들을 완벽하게 차단을 하게 되면 감염이 안 일어납니다."
방역정책의 방향을 두고 의견은 갈리지만 올겨울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국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거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