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 안정을 이유로 특정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는걸 '할당관세'라고 하는데요, 정부가 최근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치솟는 농축산물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한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물가는 잡지 못하고 우리 농업의 생산 기반만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주는 전국 최대 체리 생산지로도 유명합니다.
연간 400톤의 체리를 생산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며 지역특화 전략 작물로 육성할 계획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올 초부터 체리를 포함한 5개 과일을 할당관세 품목에 추가하면서 가격 하락 등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임영식 경주시 건천읍 체리작목회장▶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만 주안점을 두고 하지 이게 떨어질 때는 한도 끝도 없이 떨어지는데 그걸 회복시키거나 어느 정도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은 전혀 대책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걱정은 농가 전체의 일로 실제 정부의 농축산물 할당관세 수입은 최근 2년 사이 품목은 2배 이상, 금액은 59% 늘었습니다.
과거 사료와 가공품 원료에 국한되던 수입 품목도 최근엔 고관세인 과일과 채소, 축산물 등으로 확대됐지만 정작 기대한 효과는 의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이런 할당관세 지원이 소비자물가 인하 효과가 낮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소고기 등의 경우 할당관세로 인한 가격 인하분의 49% 이상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수입이나 유통업계가 가져간 걸로 분석된 겁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밥상 물가는 잡지 못하고 오히려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붕괴시키고 농가 소득을 감소시키는 그런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게 제일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이에 따라 할당관세 수입을 무작정 늘리기 전에 농가 피해에 대한 영향 분석과 수입 농산물 유통 실태 파악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2024년 하반기에도 물가 안정을 이유로 50여 개 농산물과 식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그래픽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