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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

R]민원 취소해 줄 테니 돈 달라?

◀ANC▶
[남]
관공서의 일 처리에 불만을 느껴
민원을 접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되면
해당 공무원에게
불이익이 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
그런데 이런 약점을 악용해
민원을 취소해 주는 대가로
공무원에게 돈을 요구하는
악성 민원인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 첫 소식은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사람과 차가 같이 다닐 수 있는
대구시 달서구의 한 보차도입니다.

지난 9월 3일 오후 2시 반쯤 시민 한 명이
이곳의 불법 주정차량 한 대를 찍어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신고 접수 뒤
이동식 단속카메라 차량으로 단속했다고
민원인에게 알렸지만
과태료를 왜 부과하지 않았냐며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SYN▶담당 공무원
"주차금지 표지판이 있다고 저희가 다 단속을 할 수 있는 거는 아니고... 여러 가지 민원 요청이 온다든지 불편 사항이라든지 이런 게 지속해서 되면 저희가 현수막을 게첩하고... 단속하는 게 목적이 아니니까..."

이 민원인은 담당 공무원이 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전화 받는 태도도 불량했다며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과까지 하기 위해
민원인을 만난 담당 공무원은
황당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SYN▶민원인-담당 공무원
"이런 것 낯 뜨거워서 이야기 못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오픈하고... 지금 쉬는 사람이거든요?" (이렇게 만나서 그렇게 하면 이게 문제가 더 커지지요) "어떤?" (제가... 제 입장에서는)
"아, 돈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그럼 문제가 더 커지잖아요. 그거는)

슬그머니 돈 이야기를 꺼내더니
구체적인 액수까지 말합니다.

◀SYN▶민원인-담당 공무원
"하여튼 저는 제 의사는 솔직하게 말하면 조금... 50만 원 받고..." (50만 원?) "예" (50만 원 주면 그거 무마를 하겠다?) "무마가 아니고, 무마라고 하면 좀 그렇고요. 그 정도 되면 마음에 그동안 신경 쓰고..."

돈을 받지 못하자 이 민원인은
달서구의회에 또다시 민원을 넣었고
달서구청 감사실에서는 해당 공무원을 불러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INT▶해당 공무원
"과태료 부과하고 안 한 건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느낀 어떤 불친절... 그게 공무원으로서 자세가 안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인신공격을 하신 상황이신 거죠, 계속적으로"

(s/u)민원 취소 대가로 돈까지 요구하는 배경 중 하나로는 민원이 여러 번 접수됐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공무원의 승진이나 재계약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
꼽힙니다.

업무 능력보다는 친절함을 강조하는
공직사회 분위기 역시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INT▶조창현/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장
"친절하냐 불친절하냐 이 문제는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많고 또 공무원의 업무가 친절 그 자체는 아니죠. 정확하게 어떤 법률적인 내용이나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지점이어야 하는데..."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8년
'공직자 민원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부당한 민원에는 경찰에 신고하는 등
원칙적으로 처리를 하라고 권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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