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유해 남세균이 만드는 녹조 독소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사실이 연구 결과 확인됐습니다.
또한 낙동강 주변 주민 등을 상대로 한 콧속 검사에서 녹조 독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곳에 대구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세금을 들여 '디아크 관광 문화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23년 1월 세계적 유명 미생물학 학술지 '프런티어'에 낙동강 녹조 독소의 에어로졸과 관련한 매우 의미 있는 연구 논문이 등재됐습니다.
경북대 신재호 교수와 부경대 이승준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에는 낙동강 5개 주요 지점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공기 중에서 검출됐다고 실렸습니다.
연구팀이 2022년 8월 30일과 9월 2일 이틀 동안 대구 화원유원지와 레포츠밸리, 경남 합천 학리 저수지, 부산 대동 부두와 삼락둔치 등 5곳에서 에어로졸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당 0.1~3.68 ng(나노그램) 농도로 검출됐습니다.
특히 대구 화원유원지의 에어로졸 농도는 ㎥ 당 3.68 ng(나노그램)으로 5개 주요 지점 중 가장 높았습니다.
◀신재호 경북대학교 교수(미생물 전공)▶
"녹조가 심각한 곳이 주변의 공기 중에서도 독소가 더 많이 나왔고, 남세균이 더 많이 나왔고 서로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확실히"
유해 남세균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에어로졸 형태로 낙동강 주변을 떠다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 등이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동은 교수팀에게 맡긴 '낙동강 주민 콧속 조사'에서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8월과 9월 낙동강 주변 주민 등 22명을 상대로 한 검사에서 절반인 11명의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유전자가 처음으로 검출된 것입니다.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교수▶
"낙동강 권역 거주자 17분 중의 10명에서 유전자가 검출됐고요. 직업별로 보면 어민 아홉 분 중의 다섯 분에게서 남세균이 확인되었고요. 농민 네 분 중에는 두 분이 남세균 유전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낙동강과 합류하는 금호강에 대구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 다리 건설 등을 골자로 하는 '디아크 문화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6천 배나 강한 마이크로시스틴이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니는 곳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녹조 독소 전공)▶
"지금까지 연구에서 보면 조금 더 낮은 독성에 우리 기관지가 더 많은 데미지(피해)를 입는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더 염증 반응이라든지 아니면 호흡기 질환이 더 많이 생긴다고 현재까지 연구 결과는 보고되어 있습니다."
환경단체들과의 에어로졸 공동 조사를 거부한 환경부는 독자적으로 연구 용역을 진행했고 그 결과 낙동강과 금강 주변 공기 중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