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7년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전대비 평가전 태권도대회에서 승부 조작을 한 혐의로 대구 태권도협회 간부와 심판 등이 고소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소인의 항고, 재항고에 걸친 두 차례 수사가 이뤄졌지만, 검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기소를 하지 않았는데요.
최근 대검찰청이 이 사건 수사를 다시 하라며 대구지검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태연 기자▶
지난 2017년 11월 3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전 대비 평가전 태권도대회 영상입니다.
청 선수가 왼발 얼굴 돌려차기를 했지만 홍 선수 얼굴에는 닿지 않았는지 점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잠시 뒤 부심이 손 신호를 보내고, 경기가 중단됩니다.
주심과 부심이 논의한 끝에 주심은 청선수의 발차기를 점수로 인정합니다.
판독 화면에는 홍 선수가 왼발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주심과 부심은 맞은 것으로 봤습니다.
석연치 않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니터 앞에는 대회 규정상 있어야 할 영상 판독관이 대신 대구 태권도협회 간부가 앉아 있습니다.
승부 조작으로 판단한 박장식 씨 등 두 명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대구 태권도 협회 간부와 부심 등을 고소했습니다.
대구지검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수사를 한 지 2년 만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고소인은 항고했지만, 대구고검 역시 석 달 뒤에 항고 역시 기각했습니다.
박 씨 등은 물러서지 않았고 대검에 다시 수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승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 기록을 검토한 대검찰청은 두 차례의 검찰 수사가 미진해 기소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최근 대구지검에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인터뷰▶권재칠 홍보이사/대구지방변호사회
"극히 드문 일인 거에요. 실제로. 항고, 재항고를 거쳐서 재기 수사 명령까지 나온 경우는. 그 정도까지 이르렀으면 뭔가 수사가 굉장히 미진했거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5년 만에 수사가 제기된 데 대해 고소인은 이번에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박장식 태권도 관장/고소인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정말 (승부에) 진 학생이 너무 억울하고 좋은 (대)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던 학생이 그 꿈을 못 이룬 데 대해 너무 억울하고..."
대구지검은 조만간 고소인과 피고소인, 참고인 등을 다시 소환하는 한편, 승부 조작 의혹의 증거가 되는 비디오 영상을 다시 판독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대검의 재기 수사 명령이 이번에는 대구 태권도 협회 비리 의혹을 밝혀낼 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