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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가족 1500만시대 화장장 없다

◀앵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요. 가족과 다름없던 반려동물이 죽으면 화장하는 일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화장장은 공급이 부족하고, 주민 반대가 워낙 거세 화장장을 설치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대구에서도 서구 지역에 동물화장장 설치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법정다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양관희▶
이연정 씨는 17년 동안 곁에 있던 반려견 '깜'이를 지난해 떠나보냈습니다. 경북에 있는 동물화장장에서 화장하고 장례를 치렀습니다.

◀현장음▶
"깜이 친구들이랑 잘 있어?"

이후 이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 장묘시설에 찾아와 '깜'이를 떠올립니다.

◀인터뷰▶이연정/경북 청도(반려견 '깜' 주인)
"파묻기도 그렇고. 여기에 이렇게 (화장해)놓으니까 보고 싶을 때마다 와서 보고. 울고 싶으면 울고. 옛날 생각도 나고 너무 좋아요."

이 씨와 '깜'이의 추억은 화장장과 같은 동물장묘시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동물 사체는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거나 화장장에서 소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물화장장은 기피시설입니다. 전남 여수, 경기 고양 등 전국 곳곳에서 동물화장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구의 첫 번째 동물화장장 건립을 두고도 법정 다툼이 4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구청이 동물 화장장 건축 허가를 불허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1심은 원고인 사업자가 이겼지만 2심 판결은 원고의 청구가 기각됐습니다.

사업자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구청과 주민들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동물화장장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들어와서는 안되죠, 이런데. 시골 쪽으로 가야지. 시내에서 대구광역시 끼고 변두리에 해놓으면 여러 가지로 안 좋죠."

대구에 등록된 반려견은 10만 2천여 마리. 그러나 전국에서 대구와 광주만 동물화장장이 없습니다.

◀인터뷰▶곽동진/ 러피월드 대표(유기동물 봉사)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게 보통인데 자기가 키우던 애를 그렇게 하진 않죠. 지역별로 하나씩은 최소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양관희)"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동물장묘시설은 57곳입니다. 장묘시설을 365일 가동해도 한 해 발생하는 반려동물 사체의 30%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하겠다는 응답은 1.7%에 그쳤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갈수록 늘고 있고 동물화장장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정작 동물화장장을 지을 곳은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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