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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기에 몰린 지역 유통업계

◀앵커▶
2021년, 올해 대구지역 유통업계는 유례 없는 격변기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수 십년간 친숙했던 전통 시장들이 하나, 둘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고... 대구 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 온 향토 백화점도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지역 경제 장기 침체에도 거뜬했던 대형마트까지 폐점과 매각, 통폐합 같은 구조 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며 전통적인 대구 유통업계는 생존 위기로 내몰려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태연 기자▶
대구 남문시장. 88년 전인 1933년 문을 연 뒤 대구를 대표하는 주요 전통시장으로 명성을 유지해왔지만 이젠 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전성기 350개 점포가 밀집했지만 이젠 고작 50여 개 점포만이 남았습니다. 도심 상권의 급성장과 대형 마트 출현 등으로 상권이 계속 위축되다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기 힘든 위기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인터뷰▶오태현(68세)/대구 남문시장 상인
"(매출이) 10분의 1밖에 안 되죠. 그래도 생활을 하니까, 생활이 안 되면 문 닫아야죠. (안 될 때 옛날 생각 안 나시는가요?) 지금은 욕심 다 버려야죠. 나이 이만한 사람이"

남문 시장 일대는 철거된 뒤 지상 40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이 추진됩니다.

1층은 상가로 남을 예정이지만 전통시장으로 기능은 할 수 없게 돼 손님도 상인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권장선▶/남문시장 인근 상인
"재래시장에 같이 있으면서 장사하다가 전부 상인들도 가고, 손님도 재래시장 안 오고 하면 좀 그렇잖아요. (예전에는) 쏠쏠한 그런 재미도 있었고요..."

대구 전통시장은 150여 곳. 공실률이 40%를 넘거나 하루 방문객이 5백 명을 밑도는 등 제 기능을 잃은 시장은 45%인 70여 곳에 이릅니다.

올해만 대구의 5개 전통시장이 인증을 취소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서민 일자리와 지역 경제 공동체를 뒷받침한 전통시장을 시대 흐름에 맞춰 어떻게 되살릴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인터뷰▶임규채 경제일자리연구실장/대구경북연구원
"현대화 사업을 시장 자체적으로 추진하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되어야만 시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지역 백화점도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1944년 1월 '대구 상회'로 창업한 대구백화점 본점은 부침을 겪다 지난 7월 1일, 77년 역사를 마감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동성로 상권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대기업 백화점의 물량 공세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며 설 자리를 잃은 겁니다.

◀인터뷰▶김옥희/대구 성당동
"친구들과 커피도 마시러 많이 왔는데, 옛날에 여기가 중앙통 최고 번화가 대구백화점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많이 아쉬워요."

전통시장을 대신해 20년 넘게 지역 상권을 장악한 대형 마트도 코로나 19 장기화와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때문에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습니다. 3년 새 대형 유통업체 9곳이 문을 닫거나, 닫을 예정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오프라인 시장은 죽어가는 거는 맞아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가속화가 몇 배 됐잖아요. 속도가. 그러니까 거기에 대응하는 거죠."

코로나19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 큰 피해를 주면서 유통업의 트렌드를 뿌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계속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 발맞추지 못하면 대구의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직접적인 코로나 19 충격에 버틸 수 있는 단기적인 처방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한태연 입니다.

한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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