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 대구에서만 한 해 천 명이 넘습니다.
물리적 상처 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까지 세심하게 피해자를 보호하는 대처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사연을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설레는 마음으로 중학교에 입학한 14살 A 군.
학교 생활은 바로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달도 채 안 돼 3주 동안 폐쇄 정신병동에 입원했습니다.
◀INT▶ A 군 부모 "계속 불안해했어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힘들어하고, 그리고 그 전부터 애가 이 일이 있고 나서 애가 잠을 못 자거든요...어떨 때는 난폭한 모습도 보였다가.."
또래 학생 17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부터입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1년 선배 친구에게 험담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S/U) "진단서에 적힌 피해는 전치 2주.
눈에 보이는 상처는 금방 사라졌지만 이후 A 군은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목격자 신고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폭행을 주도한 학생 2명에게 열흘간 출석 정지와 특별교육 등의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폭행에 가담하거나 방관한 학생도 교육과 봉사 징계를 받았습니다.
A 군 부모는 심리적 피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징계가 가볍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도 문제입니다.
2차 피해를 고려하지 않아 오히려 더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반발합니다.
◀INT▶A 군 부모 "그런 경위를 똑같은 말들을 계속 되풀이하는 게 힘들고 한 학교에서 가해자가 제일 많은 학교에서는 우리 애를 (가해 학생들과) 대면을 시켰기 때문에.."
◀INT▶조정실 회장/ 학교폭력피해자 가족협의회 "도움받을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기껏 갈 수 있는 게 정신과 병원에 가서 애들 치료받고 그거밖에 할 수밖에 없는 역할들이..아이들이 온전하게 치유받고 좀 학교로 다시 돌아가고 사회로 나중에 나갈 수 있도록 좀 도움을 줘야 해요."
대구에서 지난 3년간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은 3천 500여 건.
가해자 처벌도 처벌이지만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정신적 고통까지 치유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