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도군 조각상 특혜 의혹 연속 보도, 2월 13일 보도에서는 조각상 안전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취재팀이 전문가와 함께 문제의 조각상을 점검해 봤더니 함께 조사한 작가는 "바로 철거해야 할 조각상이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조형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이 설치됐다"라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그런데도 청도군은 조각상 설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할 자료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태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청도군 신화랑 풍류마을에 설치된 최 모 작가의 조각상입니다.
조각과 조형 전문가와 함께 조각상을 점검해 봤는데, 안전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주차장 주변에 세워진 한 조각상은 6도가량 기울었습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조각상 높이가) 3m로 봤을 때 6도가 기울었다면 중심선에서 거의 한 30cm가 이동된 상태고 그러면 심각한 안전에 대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 철거나 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 조각상도 있다고 말합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이것들이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거의 넘어지는 위험 수위까지 오고 있다. 그래서 이거 당장 시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각상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각상을 받치는 받침대와 조각상을 볼트 등으로 연결해야 하지만, 연결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좌대(받침대)와 상부(조각상)를 연결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앵커 볼트나 에폭시 본드(석재 전용 접착제)로 해서 연결을 해 고착화시켜서 영구 고정을 하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연결됐다는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조각상이 바닥 면적보다 커 받침대를 벗어난 경우도 발견됩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이 조각상 닿는 면적이 좌대(받침대)보다도 좁아야 하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좌대에서 조각상이 튀어나온 형태고요. 이걸로 봐서 기본적으로 조형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 설치가 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최 씨가 기증한 청도 레일바이크의 '천사의 나팔' 조각상 역시 안전 문제가 제기됩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인도 블록을 들어낸 흔적이 없으니까 그 기초 높이가 약 10cm밖에 안 된다. 바닥 기초가 없다고 봐야죠."
'천사의 나팔' 8점은 모두 같은 모양으로 복제했다는 의심도 받습니다.
◀박종태 작가(조각, 조형)▶
"(8개 조각상은)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복제 생산이 많이 되고 있는 그런 조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엉터리 시공 의혹에도 청도군의 관리 감독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설치 관련 내용을 정보 공개 청구로 받았는데, 조각품을 설치했다는 결과만 있을 뿐 설치 과정을 증명하는 서류는 없었습니다.
조각상을 설치할 경우 설치 과정을 담은 서류를 시공업체로부터 받아야 하지만, 청도군은 단 한 군데도 받지 않았습니다.
조각상 설치 과정에 특혜 의혹과 작가의 거짓 경력 의혹에 이어 조각상 설치마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장우현, 한보욱,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