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 낙동강 인근 들판에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떼 수백 마리가 날아들어 겨울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보다 그 규모가 커지면서 의성이 철새 도래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서식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잿빛 연미복을 차려입은 듯, 우아한 자태의 새 수십 마리가 텅 빈 논에 무리 지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입니다.
추수를 끝내고 논바닥에 남아있는 낟알을 쪼아 먹으며 고향 시베리아로 돌아갈 체력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떼로 먹이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부모 새와 아기 새, 세 가족이 단란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머리 뒤쪽이 흰색인 성조와는 달리 유조는 옅은 갈색을 띱니다.
장수와 행운을 부르는 길조로 알려진 재두루미가 이 지역에 날아든 건 벌써 수해 전.
2025년에는 개체 수가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석우 경북 의성 안사면 주민▶
"11월에 일부 조금 날아와 있다가 1월에 많아져서 지금 한 500여 개체가 이 주위에 월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하죠."
재두루미의 경우 하천 모래톱과 수변 지역에서 잠자거나 쉬는데, 2025년에는 강추위로 주 서식지 곳곳이 얼면서 보다 많은 수가 경북까지 남하한 걸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윤종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종복원센터 조류팀장▶
"국내에서 재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는 철원으로 이번 겨울 같은 경우는 기습적 한파의 영향으로 주 월동지를 벗어나 남하하는 소규모 월동 집단들이 관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너른 낙동강 줄기가 흐르고 곳곳이 들판인 경북 의성의 생태환경이 재두루미 월동에 적합하다는 겁니다.
◀윤종민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종복원센터 조류팀장▶
"철원이라든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면적이 그리 넓지는 않은데 (의성은) 사람들의 활동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방해 요인에 민감한 재두루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잠자리와 취식지···"
환경단체는 지속 가능한 철새 도래지를 만들기 위해선 서식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주민과 시민단체,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두루미와 그리고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강원도 철원, 경남 창녕의 경우, 지자체와 토지 소유자, 주민이 힘을 합쳐 인간의 방해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친환경 경작 등 먹이 제공, 오염원 관리 등 다양한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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